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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국민일보 : 수사학으로 본 대선예비주자 평가
글쓴이 : 이영훈 날짜 : 2007-04-22 조회 : 835
대선후보들 “말은 번지르르한데 논리는 영∼”…고대 연구팀 분석 결과

[쿠키 사회] 대선 예비 후보들의 국가 주요 아젠다에 대한 담화·연설문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 후보들이 말은 화려하지만 논리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본보는 지난 10일 고려대 레토릭연구소 통치수사학 연구팀에 김근태 노회찬 박근혜 손학규 이명박 정동영 정운찬(가나다 순) 등 예비 후보 7명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담화·연설문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연구는 한·미FTA 협상이 진행되던 2월13일부터 협상 타결 이후 4월10일까지 각 예비대선주자들이 발표한 담화·연설문 17편을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22일 펴낸 ‘한·미FTA와 레토리컬 리더십’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정운찬 전 총장을 제외하고는 연설·담화문에서 논리가 약했다”며 “그러나 화려한 수사로 청중을 움직이는 등 부족한 논리를 보완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총평했다.

◇이명박·박근혜, 논리 부족=두 후보는 FTA에 찬성하면서도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논리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전 시장은 지난 3일 과학도시심포지엄 초청강연 등 최근 4번의 강연·간담회에서 “앞으로 잘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식의 일반적인 말만 했다. 또 지나치게 절제된 어조로 연설을 진행해 청자(聽者)와 정서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자신이 ‘실물 경제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자의 신뢰를 획득한 점은 후한 점수를 얻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일 외신기자클럽 강연 등에서 “저의 목표는 단지 하나입니다. 위기의 조국을 구하는 것입니다”, “기업 환경부터 확 바꾸겠습니다” 등의 표현을 써 청자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청자와 정서적 소통을 이끌어내는 화법이 부족했고 찬성 논거도 총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감성 손학규 vs 논리 정운찬=청중과의 소통 능력은 손 전 지사가, 논리적인 면은 정 전 총장이 앞섰다. 손 전 지사는 지난달 28일 청주대학교 강연에서 자신의 처지를 빗대 도정환의 ‘담쟁이’란 시를 낭송하거나 “꽃은 아름다우나 결국 열매를 맺으려면 꽃을 버려야 한다”는 등의 화법을 사용해 뛰어난 정서적 소통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FTA로 피해를 입게 될 농민들에게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협상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해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찬성 논리도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는 수준이어서 장악력이 높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여대 특강에서 논리적으로 조건부 찬성론을 펼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논리를 이용해 자신이 문제해결 적임자임을 강조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김근태·노회찬·정동영은 선명 화법=FTA 반대론자인 김근태 의원과 노회찬 의원 경우 격앙된 논조로 청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연설기법이 눈에 띄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개방은 옳은 길이지만 ‘묻지마 개방’은 틀린 길입니다”라며 대조법을, “국민은 실험용 쥐가 아닙니다”라며 은유법을, “은행이자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사채이자를 끌어다가 빚을 갚으라고 말하는 것”이라며 직유법을 활용했다. 노 의원도 “‘한국국적의 미국인’과 ‘미국국적의 미국인’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벌인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대조와 대비를 많이 사용했다. 노 의원은 “FTA가 아닌 중소기업 살리기를 통해 수출을 확장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성적 대안이라기보다는 중·하층민에게 호소하는 측면이 강했다. 김 의원도 반대를 위한 구체적 논거를 드러내는데 미흡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짧은 문장 하나하나에 힘을 싣는 선동적인 수사를 주로 사용함으로써 효과적인 대중연설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개성공단 부분은 FTA 협상에서 논란이 많은 부분인데 정 전 의장은 이론의 여지를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극찬하고 있다”며 “또 중소기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도 맥락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근거없이 주장만 강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평가했다.

연구팀 이영훈 교수는 “지도자의 경우 수사학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통치의 핵심에 해당한다”며 “자신의 강점은 살려 나가되 논리적인 부분을 보완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원철 김경택 기자 won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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